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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대잔치] 매화에 관한 이야기들

your_text 2024. 2. 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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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화를 좋아합니다. 제가 사는 곳 앞에도 아주 잘 생긴 매화나무 한 그루가 있어서 매 해마다 가장 먼저 봄을 알려주곤 합니다.

 

매화는 매우 동양적인 인상을 주는 꽃으로 한국 중국 일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우리 나라에서는 특히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 하여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삼아 정원에 흔히 심어졌고 시나 그림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 중 하나이기도 하고, 피는 모습뿐 아니라 지는 모습도 아름다워서 좋아합니다. 사실 매화나무는 꽃이 없어도, 매실이 없어도, 나무 그 자체의 모습만으로도 뭔가 그 나무만의 고집이 느껴지곤 하죠. 뭔가 예쁘고 매끈하게 자라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리저리 꺾이고 울퉁불퉁 마디가 굵어지더라도 튼튼하고 뚝심 있게 원하는 곳으로 뻗겠다는 기개가 느껴진달까요.

 

저는 붉은 색 매화를 본 적이 없습니다. 하얀 매화가 주로 보이는 것 같은데요. 붉은 꽃받침에 하얀 꽃잎이 벌어지는 게 백매화라고 합니다. 꽃잎까지 모두 붉은 색 매화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제게 붉은 색 매화는 왠지 그림으로만 존재하는 전설의 꽃 같은 느낌입니다.

 

좀 더 풍성한 매화도 있습니다

매화의 꽃말과 피는 시기

 

매화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 '기품', '결백', '인내'입니다. 옛 선비들의 집 마당에 으레 한 그루씩 있었던 반려 나무 느낌인데요. 사군자 중 하나라고 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더랬죠. 봄을 먼저 알리고 먼저 사르르 바람에 날려 아름답게 지는 매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제서야 봄이 이제 완연하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매화는 2월에서 4월 사이에 피는데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죠.

 

잎이 다섯 개

매화의 원산지

매화의 원산지는 중국 사천성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문헌상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에서 고구려 대무신왕(大武神王) 24년(41년) 8월에 "매화꽃이 피었다"라는 기록이라고 합니다.

 

 

매화와 휘파람새

매화와 휘파람새

매화에 깃든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고려인지 중국의 전설인지는 분명치 않은데요. 아름다운 그릇을 만드는 도공이 살았습니다. 그에게는 결혼을 앞둔 아주 아름다운 약혼녀가 있었는데요.

 

약혼녀가 결혼을 사흘 앞두고 그만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약혼녀가 죽자 도공은 실의에 빠져 식음을 전폐하고 그릇도 만들지 못한 채 약혼녀의 무덤에 찾아가 눈물만 흘렸죠.


그러던 어느 날 도공이 약혼녀의 무덤을 찾았는데, 거기에 매화 한 그루가 돋아나 있었습니다. 그것이 약혼녀의 넋이라고 생각한 도공은 매화를 자신의 집 뜰에 옮겨 심고 약혼녀를 대하듯 사랑을 주며 키웠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제서야 도공이 다시 그릇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안도했죠.

 

매화는 세월 따라 아름답고 커다랗게 자라났고, 세월은 흘러 도공도 나이가 들었습니다.

그는 항상 매화를 바라보며 자기가 늙어 죽은 후에 매화를 가꾸어 줄 사람이 없음을 한탄했죠.

그리고 어느 날 그 집에 기척이 없어집니다.

 

동네 사람들이 이상해서 집에 가 봤더니, 도공은 사라지고 앞뜰의 매화 나무 아래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그릇이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그릇을 열어 봤더니 그 속에서 예쁜 새가 나와 뜰의 매화나무에 앉아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슬피 울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새가 바로 휘파람새인데요.

 

지금도 휘파람새가 매화꽃을 따라 다니는 것은 바로 도공의 넋이 약혼녀를 못잊어 매화나무를 애절하게 그리워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남 광양 매실 마을

저매화를 즐기려면 전남 광양 매화 축제

전남 광양시는 제23회 광양매화축제에서 '섬진강 맨발 걷기' 이벤트를 선보인다고 지난 23일 밝혔습니다. 섬진강 변 약 1㎞ 구간을 맨발로 걷는 행사로,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를 만나러 간다는 특별한 의미와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됐다는데요. 이를 위해 둔치주차장에서 매화마을까지 섬진강 변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가장 먼저 도착하는 매화를 마중 나가시고 싶다면 한 번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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