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창작들 2

[동화] 소녀를 사랑한 나무

옛날 어느 작은 2층집 정원에 커다란 나무가 살고 있었습니다. 나무는 집의 지붕 꼭대기에 닿을 만큼 커다란 크기를 자랑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이 우거지고,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달콤한 과실이 열려 집 식구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주곤 했습니다. 나무는 오랜 세월 이 집에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봐 왔습니다. 지금의 집주인이 어린 시절을 보내는 모습도 지켜봐 왔죠. 나뭇가지에 줄로 타이어를 묶어 그네를 타던 모습을 기억했습니다. 꼭대기 근처까지 기어올라가다가 떨어질 뻔한 기억도 선명했죠. 그리고 그 아이가 자라, 지금은 이 집 가장으로서 자신의 가정을 꾸렸습니다. 나무는 특히 그가 낳은 딸을 사랑했습니다. 정말 활달하고 기운이 넘치는 아가씨였죠. 어릴 때는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며 나뭇잎..

자체 창작들 2024.03.04

[동화] 해질녘의 말벗

옛날 영국 시골의 한 마을. 커다란 말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고든 씨의 마구간에서 노을색 망아지 한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힘차게 발길질을 하며 숨을 고르는 망아지에게 고든 씨는 썬셋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썬셋은 고든 씨 집안의 10살짜리 막내딸 에밀리가 타고 다닐 승용마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고든 씨는 이 망아지가 자신의 딸과 좋은 친구로 남아 주길 신께 빌며 애지중지 보살폈습니다. 하지만 망아지는 고든 씨의 바람과 달리 야생마처럼 자라고 있었습니다. 발굽이 튼튼해지자 마구간 벽을 걷어찼고, 귀리가 든 말 구유를 엎어 마방 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마방 밖으로 머리를 내밀 수 있을 만큼 키가 자라자 멋대로 문을 열고 나가 농장의 열매들을 다 따 먹고 비틀거리며 돌아오는가..

자체 창작들 2024.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