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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공연 후기 쓰는 법 - 보고 나면 사라지는 공연, 이렇게 남기자

your_text 2024. 2. 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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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본 당신.

공연이 너무 감동적이고 재미있고 좋았는데 뭘 좋았는지 적으려니 잘 생각이 안 나시나요?

'아 그거 좋았는데 그거 있잖아. 너도 봤지.' 블루투스형 소통에 의존하고 있진 않으신가요?

나중에 내가 적은 후기를 봤더니 '쩐다'나 '댕좋음'이나 '누구 외모 짱짱맨' 이런 것만 수두룩빽빽하게 나오진 않았나요?

 

적어도 그때 공연이 어땠는지 기억으로 갈 수 있는 링크라도 될 수 있는 후기 쓰는 법 알려드립니다.

 

 

공연 후기. 왜 남겨야 하나요?

 

후기를 남기려는 자신이 우선 가장 잘 알고 계시겠지만.

공연 후기를 남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1. 스스로 기억하기 위해 : 공연은 무대 위 예술이기 때문에 한 번 보고 나면 잘 영상 등으로 남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 날 본 공연은 그 날 사라져버리는데, 얼마나 아까운가요. 그 시간을 다시 떠올려 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후기를 남겨 읽으며 떠올리는 것이 가장 좋겠죠. 후기는 공연을 보며 느꼈던 그때 그 감동을 다시 느껴 보기 위해 쓰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자 동기가 됩니다. 
  2. 다른 이용자들에게 정보 제공: 공연 후기는 다른 이용자들에게 공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공연의 내용, 품질, 분위기 등에 대한 후기를 통해 다른 이용자들은 해당 공연을 선택할 때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쓰는 사람도 후기를 보는 사람도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영역'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3. 아티스트나 공연자에게 지원과 응원 전달: 공연 후기를 작성하면 아티스트나 공연자에게 지원과 응원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좋은 후기는 그들의 노력과 열정을 인정하고 공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배우나 공연의 스텝 등은 공연 후 쏟아지는 후기들을 보며 공연에 대한 부분들을 발전시키기도 합니다.
  4. 자신의 경험을 기록: 공연 후기를 남기면 자신의 경험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보거나 참고할 수 있으며, 공연이나 이벤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내가 그 날 무엇을 했는지, 어떤 발전이 있었는지, 일기처럼 하루가 텍스트로 남게 되는 것이죠. 공연에 대한 기록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기록으로도 후기는 가치가 높습니다.
  5. 커뮤니티에 기여: 공연 후기를 작성하면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이용자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공유하는 것은 커뮤니티의 활동을 촉진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 자신의 생각들을 남겨 보세요. 의견을 공유하면서 생각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6. 공연의 품질 향상에 기여: 공연 후기를 통해 아티스트나 공연자는 자신의 작품을 고민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공연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커뮤니티가 발달하면서 최근 공연은 관객과 무대가 거의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날 공연의 피드백이 다음날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기를 밀어붙이며 악용하는 사례도 종종 있긴 합니다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7. 생기는 게 있을지도: 요즘 공연 후기 이벤트 같은 것으로 사은품을 주거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공연 티켓 예매 사이트 같은 경우는 사이트에 '공연 후기'란이 있어서, 후기를 작성하면 포인트를 줘서 이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해 주기도 하고 이벤트를 통해 사은품을 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공연 후기를 남기는 것은 공연 관람 경험을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함께 의견을 나누고 커뮤니티에 기여함으로써 공연 문화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연 후기 어떻게 남겨야 하나요?

공연 후기를 잘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1. 객관적이고 정확한 내용 제공: 공연 후기를 작성할 때에는 주관적인 의견보다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내용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연의 내용, 분위기, 연출, 음악, 연기 등을 정확하게 기술하여 독자들이 공연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2.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생각 공유: 이것 또한 중요합니다. 공연은 보는 사람에 따라 보는 사람의 수만큼의 깨달음이 주어지는 예술입니다. 자신이 공연을 보며 무엇을 느꼈는지 적음으로써, 보는 이에게 '이렇게도 느낄 수 있구나' 하는 새로운 영감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은 보는 이에게도 공연을 하는 이에게도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자신의 생각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의 생각에 갇혀 '이렇게 해야 맞는 건데 저 연기는 틀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후기는 '틀린 후기'로 변질됩니다. 후기는 '평가'보다는 자신이 본 것을 '기록'한다는 느낌으로 적는 것이 훨씬 이롭습니다.
  3. 주요 요소 강조: 공연 후기에서는 주요 요소들을 강조하여 다루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예를 들어 연출, 연기, 음악, 무대 디자인, 코스튬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요 요소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느낌을 적음으로써 독자들에게 공연의 전반적인 품질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단 이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임을 보는 이도 쓰는 이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에 유의해야 하며, '평가'에는 그에 따른 명확한 근거가 주어져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4. 자신의 경험과 감정 표현: 공연 후기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연이나 공연자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이나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는 것은 독자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단 '솔직함'과 '무례함'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보는 이에게 있어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표현과 단어를 사용해 자신이 느낀 감정을 쏟아내는 후기는 쓰는 이에게도 읽는 이에게도 공연 당사자들에게도 결코 좋은 영향이 될 수 없습니다. 적어도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함에 있어서는 그 감정이 어떤 포인트에서 무엇 때문에 기인했는지, 그것이 객관적인 포인트인지 등을 한번 더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긍정적인 표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5. 비교와 대조: 다른 공연이나 이벤트와 비교하여 평가하는 것도 유용합니다. 이를 통해 공연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독자들에게 참고할만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대조군을 경험하고 스스로 빅데이터화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6. 구조화된 서술: 공연 후기를 작성할 때에는 구조화된 서술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소개, 주요 내용, 감상평, 요약과 같은 섹션으로 후기를 구성하여 독자들에게 쉽게 읽히도록 합니다. 생각보다 쉽진 않은 부분이라 자신이 느낀 것을 일단 쭉 나열하는 것부터 시작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그런 후 서문과 후문을 덧붙여도 얼추 괜찮은 글의 구조가 되기도 합니다. 시작은 달콤하게 평범하게.
  7. 사진이나 동영상 활용: 가능하다면 공연 후기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첨부하여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공연의 분위기나 무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연장에서는 대체로 사진과 영상이 금지되어 있으며 특별한 이벤트 날에만 '스페셜 커튼콜' 촬영 혹은 '커튼콜 촬영 허용'이 될 수 있으니 현장에 있는 어셔 분들의 안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현장에서 허용하지 않은 촬영 및 녹음은 불가합니다. 눈으로 보고 심장에 담으세요. 
  8. 필기는 금물: 최근 공연 관련 학과에서도 '공연할 때 객석에서 필기'를 하라고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관련 학과 교수님들이 공연장에 오셔서 필기하시는 모습도 많이 보이구요. 이러한 모습은 옆자리 관객에게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생각보다 넓은 시야각이 있고, 공연장은 생각보다 많이 조용하기 때문에 옆자리에서 고개를 들었다가 숙였다가 하며 사각사각 펜을 놀리는 모습과 펜 및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종이와 살이 마찰하는 소리 등은 공연자 및 주변 관객에게 의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눈으로 보고 심장에 담은 것을 추후 상기하며 공연 관람 후 다른 곳에서 적거나, 공연 후 중요 사항을 휴대폰 메모장에 적거나, 그래도 생각나지 않으면 한두 번 더 관람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일단 필기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가 드는 순간 얼마나 많은 장면이 지나갈까요... 손해입니다. 작은 눈빛 하나에 많은 것이 담기는 게 무대공연인 것을요. 몇 번 더 관람하면서는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게 되는 마법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공연자도 관람자도 경험치가 생기면 그 경험치의 시너지가 2배 이상이거든요. 

위의 팁을 활용하여 공연 후기를 작성하면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풍부한 읽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눈으로 보고 심장에 담아 보세요.

 

공연을 본 후 후기를 쓰면서 장면을 회상하다 보면 그 공연이 다시 한번 눈앞에 펼쳐지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공연을 즐기는 또다른 묘미가 될 수 있죠. 볼 당시에는 느낄 수 없었던 것을 가만히 사색하면서 발견하게 되기도 하구요. 그렇게 발견한 것을 통해 공연의 또다른 의미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적어내려간 후기가 공연 크루들과 배우들에게 전달돼 응원의 메시지가 되어 시너지가 창출되죠. 이것은 어쩌면 미디어 발달이 가져다 준 또다른 '관객'의 역할이 아닐까 싶네요.

공연을 보는 또다른 재미. '후기 쓰기'를 직접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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